앞에는 스쿠버다이빙의 주요한 장비 (비싼 장비) 위주로 이야기해 보았다면 이번에는 중요한 장비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했고, 위에서 말한 장비들을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면 현장에서 대여해도 됩니다. 위 장비는 대부분 샵이나 리조트에서 대여해 주는 장비이므로 어느 정도 실력이 된다면 꼭 챙기지 않고 대여만으로도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스쿠버다이빙을 한다고 하면 내 것으로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장비들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래 장비들은 작은 손가방 하나에 들어갑니다. 무겁고 부피가 큰 다이빙 장비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작은 가방에 아래 소개해드리는 나만의 장비들은 가급적 가지고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1) 수영복/래쉬가드
수영복은 아마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영복과 비슷한 래쉬가드가 없는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스쿠버다이빙은 주로 야외에서 이루어지고 바깥에 머무는 동안 자외선의 영향을 받는 상황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 물을 머금어 주기 때문에 보온성을 제공해주고, 웻슈트를 입고 벗는 과정에서 래쉬가드가 있으면 훨씬 수월합니다.
2) 장갑(gloves)
간과하는 장비 들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없으면 작업용 목장갑이라도 사용하자고 하는데, 여유가 된다면 다이빙 전용 장갑으로 꼭 하나 장만하기를 추천합니다. 낮은 수온에서 열을 빼앗기기 쉬운 곳은 신체 말단 부위인 손과 발 그리고 머리입니다. 발은 핀을 신고 있지만 손은 계속해서 내 다이빙 장비를 조작해야 합니다. 차가운 물에서 굳어버린 손은 장비를 원활하게 조작하기가 힘듭니다.
또한 손의 보호는 매우 중요합니다. 스쿠버다이빙 준비에서 공기통, 웨이트 벨트 등 무거운 것을 옮겨야 하고, 젖은 상태에서 버클 등 결합을 해야 합니다. 물에 불려진 피부는 상처가 나기 쉬우며, 상처를 통한 감염의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장갑을 렌탈 해 주는 곳이 생각 보다 많지 않습니다. 수온이 20도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다이빙용 장갑 없이, 맨손으로 고생하는 초보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다만, 해외 열대 바다의 국립공원 등에서는 해양생물의 접촉(촉수, touch)을 막기 위해서 장갑을 끼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히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3) 후드(hood)
차가운 수온에서 열을 가장 많이 빼앗기는 부위는 목과 머리입니다. 혈류 량이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렌탈 해 주는 곳도 종종 있으나, 내 머리에 잘 맞지 않는 렌탈용 후드는 좋은 후드가 가지는 보온성능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입수와 동시에 두피로 느껴지는 짜릿한 차가운 물이 싫다면 내 머리에 잘 맞는, 좋은 재질로 만들어졌고, 기능성이 있는 나만의 후드를 가지고 있는 것은 편안한 다이빙을 위한 좋은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다이브컴(dive computer)
이제는 웬만한 다이버라면 손목에 시계 모양의 다이브컴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서는 A사 워치(watch)도 울트라 모델에서는 수심 100m까지 지원하고 다이브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치 요즘 자동차에 네비게이션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게이지를 통해 수심과 공기의 잔량 정도는 확인할 수 있지만,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서는 다이브컴을 이용하는 것이 아주 유용합니다. 제가 속한 단체에서는 다이브컴의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지만, 최소한의 기능을 가지고, 가시성이 좋은 본인의 다이브컴 하나를 가지고 있다면, 다이빙하는 동안 많은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5) 라이트(light)
발광다이오드(LED)와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요즘에는 비교적 높지 않은 가격으로 좋은 성능의 다이브용 라이트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이브용 라이트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높은 방수 성능을 가진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주간에도 라이트를 사용하면 물속에서 해양 생물의 원색(original color)를 볼 수 있고, 다이빙하는 동안 멀리 떨어진 다이버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시야가 안 좋은 상황이나 나이트(night) 다이빙을 하게 되면 라이트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6) SMB(Surface Maker Bouy) 와 나이프
스쿠버 다이빙은 안전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SMB 와 나이프가 그것이다. 자동차 운전이 안전하기 위해서는 안전수칙과 함께 안전벨트 착용의 의무가 필수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1) SMB
다이빙을 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팀과 떨어진 채로 상승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계획된 상황에서 별도 출수 하는 과정도 간혹 있습니다. 수면에서 멀리 있는 보트에게 나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것이 SMB이다. 사람이 수면에서 아무리 높이 돌출시킨다고 해서 기껏해야 30~50cm 정도일 것입니다. 이는 파도의 수면이 0.5m가 넘는다면 발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높이 솟은 주황색 계열의 공기주머니를 활용하여, 상승 과정에서는 수면 아래 다이버가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상승 후 수면에서 멀리 있는 보트가 나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SMB가 필요합니다. 중급 다이버라고 하면 SMB 사용 법을 숙지하고 지속해서 연습하여 수중의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초급 다이버라고 하면 릴이 없어도 SMB를 소지하여 수면에서 부풀려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구조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보인다는 것은 안전이 보장되는 첫번째 단계인 것입니다.
추가로 가능하다면 수면에서 소리를 낼 수 있는 고성능의 호루라기(휘슬)나 얼럿(alert) 등도 추가하면 좋습니다.
(2) 다이빙 나이프
물 속에서는 다양한 위험 요소가 있기 마련이다. 얕은 물에서 보이지 않는 낚시줄은 얇지만 강한 장력으로 당신을 휘어감을 수 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다이빙 포인트와 어업 구역이 따로 정해여 있지 않습니다. 어업이 종류 중에는 보이는 그물 뿐만 아니라 주낙 같은 낚시줄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잘 보이지 않고 가는 낚싯줄은 작은 칼이나 가위 하나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있으면 해결되고 없으면 매우 난처해지는 것은 필수 준비 요소라고 합니다.
다이빙 나이프는 가격대가 천차만별입니다. 재질에 따라 다르고 브랜드와 성능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당연히 장비는 비싼 것이 좋습니다. 자르기 어려운 물체도 비싼 나이프는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짧은 시간만에 잘라낼 수 있습니다. 나이프는 여력이 된다면 되는 만큼 투자해서 마련해야 되는 장비 중에 하나입니다.
7) 기타 액세서리
다이빙을 시작하고 하나 둘 장비가 늘어가다 보면, 라이트부터 시작해서 BC의 D링, 포켓 등에 매달리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몇 만원에서 수 십 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장비들은 수중에서 조작하게 되면 실수로 잠깐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육상이라면 떨어뜨린 장비에 약간의 충격이 가해지고, 그 물건을 다시 주무면 되지만, 수중에서는 떨어뜨린 물건을 다시 줍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얕은 수심이라 하더라도 해저 지형에 따라 바위 틈, 수초나 산호 속에 떨어질 수도 있고, 깊은 수심에 떨어뜨린 경우 회수를 하는 것은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중에서 사용하는 장비들은 잘 고정되고, 신뢰할 만한 수준의 품질을 가진 연결 고리들로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보통 랜야드, 퀵코일, 리트랙터 등으로 되어있고, 한 쪽이나 양쪽에 개폐식 고리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오래 사용해도 부식되지 않아 한 번에 쉽게 탈 부착될 정도로 내구성이 좋아야 하고, 장갑을 낀 손으로도 쉽게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한 크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을 이러한 장비를 바로바로 찾아서 쓸 수 있도록 제한수역 등에서 수시로 연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중에서는 장비는 무게가 달라지고, 마스크로 인해서 시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내 가슴에 달려 있는 장비들을 직접 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고리의 모양과 순서에 따라서 어느 장비인지 바로 알 수 있도록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